성신의 인도에 대한 오해
우리가 성신님께서 가르쳐 주시다는 문제에서 주의해야 할 한 가지 사실은 "그건 나쁜 일이다. 그건 좋은 일이다" 하고 단지 도덕적인 선악의 문제를 판별해 주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선과 악을 분별하도록 우리에게 감화하시고 가르쳐 주시기도 하지만 성신님의 가르침에서 가장 크고 본질적인 부분은 보편의 교회 안에서 일생 동안 이루고 나아가야 할 사명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않고 가만히 앉아서 성신님의 가르침을 받겠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내게 무엇을 주셨든지 먼저 당위를 해야합니다.
물론 사람은 자기의 삶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알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르심을 받았을 때 비로소 아는 것입니다. 그 마음 가운데 확신이 오고 그 일에 대한 준비가 자기에에 얼마만큼이라도 있고 무엇보다도 그 일에 대한 자기의 은사 곧 하나님께서 이미 비치하신 바 은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하나님을 간곡히 사랑해서 그것을 마음 가운데 기뻐하면 대체로 그것을 자기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개혁교회에서 전통적으로 가르치는 도리입니다. 그것이 사명인가 아닌가를 따질 때는 거기에 은사가 있느냐 없느냐를 먼저 따지는 것입니다. 목소리가 아주 쉬어서 어찌할 수 없는 사람은 성악가가 못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사람에게 독특한 은사를 주시고 그 은사가 가장 목적에 합당하게 쓰이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을 확인하려면 먼저 그 사람의 은사를 보아야 하고 그에 대한 어떤 준비가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나님이 나를 부르시는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그 방면으로 인도해 오신 어떤 경험이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 흔히, 다른 문은 다 닫히고 그 문 하나만 열렸으니까 성신의 인도이다, 하고 잘못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섭리에 의해서 우리의 환경을 통해 무엇을 가르쳐는 주시지만, 열려 있는 기회가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인도라고 속단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않고 흥청거리고 놀다가 어떤 학교에 입학하려니까 안 되고 또 다른 학교에 입학하려니까 안되고 해서 나중에 특별히 실력을 중시하지 않는 학교에 들어간 다음에, 하나님이 인도해서 이리로 왔다, 다른 문은 다 닫히고 이것 하나만 열려서 들어왔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의 잘못과 결핍과 게으름은 하나도 생각지 않고 마치 하나님이 그리고 보낸 책임자인 것같이 어리석은 소리를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의 잘못으로 거두는 모든 결과를 마치 하나님의 책임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환경이 자기를 인도해다고 할 떼에는 말 그대로 환경이 인도했을 뿐이지 성신님이 인도하셨다고 단언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중대한 과오와 실수가 거기에 있는 것을 모르고, 성신님이 인도했다, 하나님이 인도하셨다고 하면 자기의 과오와 실수를 하나님께 돌리는 그런 망발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래서 항상 이런 문제에 대하여 우리는 신중하게 깊이 생각해야만 합니다. 신자가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해석하고 깨달아서 그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인도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때는 신중하게 다른 가능성도 늘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환경의 변화와 그에 대한 자기의 깨달음이나 해득에서 자기 인생의 행로와 전진의 방향 또는 인도하심을 구하려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 성신의 가르침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를 잘 배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성신의 가르치심과 인도하심" 김홍전 저, 성약 출판사] 제4강 '성신의 가르치심과 신자의 장성' 부분을 요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