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3

흔들릴 때마다

시편 62:1~12

서론

우리는 흔히 믿음이 좋은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편 62편의 다윗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단순히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원수들은 그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몄습니다. 칼과 창이 아니라 거짓과 비방, 배신과 모략이 그를 향했습니다. 입으로는 축복하면서 속으로는 저주하는 자들이 그를 에워쌌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다윗은 자신의 상태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기울어진 담, 흔들리는 울타리" (3절)

כְּקִיר נָטוּי גָּדֵר הַדְּחוּיָה

(kəqîr nāṭûy, gāḏēr haddəḥûyāh)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기울어진 담, 밀려 넘어지기 직전의 울타리

다윗은 강한 척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흔들리고 있었고, 무너질 것처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편 62편은 흔들림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흔들릴 때마다 하나님께 돌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I. 흔들릴 때, 내 연약함을 하나님 앞에서 고백하라 (1–4절)

"오직 그가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니 내가 많이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2절)

원수들의 공격은 구체적이었습니다.

מִשְּׂאֵתוֹ יָעֲצוּ לְהַדִּיחַ

그의 높여진 자리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모의하였다

그들은 입으로는 축복하면서 속으로는 저주했습니다(4절). 그것은 적대가 아니라 위장이었습니다. 그것이 더 치명적이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상태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기울어진 담, 무너져 가는 울타리처럼 느낀다고 그대로 말했습니다. 조금만 더 밀면 쓰러질 것 같은 상태를 정직하게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그 고백 위에 이 말씀이 놓입니다.

לֹא אֶמּוֹט רַבָּה

나는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가 아닙니다. "흔들리지만,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고백입니다. 자신의 발은 흔들리고 있었지만, 자신의 반석은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 척하는 것이 아닙니다. 흔들리는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고백하는 것, 거기서 믿음이 시작됩니다.

II. 흔들릴 때, 내 영혼에게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명령하라 (5절)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5절)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원수들도 그대로 있었고, 현실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윗에게 한 가지 변화가 일어납니다.

1절에서 다윗은 자신의 상태를 서술합니다. "나의 영혼이 하나님 앞에서 잠잠하다." 그런데 5절에서는 자기 영혼에게 말하기 시작합니다.

דּוֹמִּי נַפְשִׁי

(dōmmî nap̄šî) — 영혼아, 잠잠히 하여라

같은 어근입니다. 그러나 1절은 상태의 묘사이고, 5절은 자기 영혼을 향한 명령입니다. 수동적 평안에서 능동적 선택으로 바뀐 것입니다.

"영혼아, 조용히 하여라. 불안에 끌려가지 말아라. 사람을 바라보지 말아라. 하나님만 바라보아라."

다윗은 감정이 평안해진 다음에 하나님을 바라본 것이 아닙니다. 두려움 속에서, 낙심 가운데서, 자기 영혼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선포했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감정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 속에서도 자기 영혼에게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명령하는 사람입니다.

III. 흔들릴 때마다 하나님께 돌아갈수록, 확신은 깊어진다 (6–12절)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원수들도 여전했습니다. 그러나 변한 것이 있습니다. 환경이 아니라, 다윗의 영혼입니다.

2절과 6절을 나란히 보십시오.

2절: לֹא אֶמּוֹט רַבָּה (나는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6절: לֹא אֶמּוֹט (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크게"(רַבָּה)가 사라졌습니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믿음은 더 깊어졌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께 돌아갈수록, 사람과 재물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하나님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사람은 입김과 같습니다 (9절)

"천한 자도 헛되고 높은 자도 거짓되니" — 사람은 결국 הֶבֶל(헤벨), 입김처럼 덧없는 존재입니다. 그 입김 같은 존재에게 흔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 재물도 우리의 반석이 될 수 없습니다 (10절)

"재물이 늘어도 거기에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문제는 재물 자체가 아니라, 마음이 어디에 머무느냐입니다. 하나님께 돌아갈수록 마음의 닻이 제자리를 잡습니다.

셋째, 능력과 인애는 하나님께 속해 있습니다 (11–12절)

"능력은 하나님께 속하였다. 인애는 주께 속하였나이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며, 동시에 언약적 사랑(חֶסֶד)이 풍성하신 분입니다. 다윗은 원수보다, 재물보다, 문제보다 하나님이 더 크다는 것을 다시 봅니다.

믿음의 성숙은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흔들릴 때마다 하나님께 돌아감으로써, 문제보다 하나님이 더 크게 보이는 것입니다.

결론

다윗은 처음부터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는 크게 흔들리지 않으리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정직하게 인정한 고백이었습니다.

그 다음, 자기 영혼에게 명령했습니다. "내 영혼아, 불안에 끌려가지 말아라. 하나님만 바라라." 감정이 평안해져서가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 내린 능동적 선택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께 반복해서 돌아간 결과, 마침내 그는 "나는 흔들리지 않으리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רַבָּה가 사라진 자리에 더 깊은 확신이 들어섰습니다.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 힘이 아니라,

흔들릴 때마다 하나님께 돌아가는 힘이다.

흔들림은 믿음의 실패가 아닙니다. 하나님께 다시 돌아가라는 초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