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된 말씀, 보존된 말씀, 번역된 말씀
1. 본문 읽기
(1) 원어 성경의 영감과 보존
The Old Testament in Hebrew, (which was the native language of the people of God of old,) and the New Testament in Greek, (which at the time of the writing of it was most generally known to the nations,)
구약은 히브리어로 (이는 옛 하나님의 백성의 모국어였다), 신약은 헬라어로 (이는 기록 당시 온 나라들에 가장 널리 알려진 언어였다) 기록되었으며,
being immediately inspired by God,
하나님에 의해 직접 영감되고,
and by his singular care and providence kept pure in all ages,
그분의 특별한 돌보심과 섭리로 모든 시대에 걸쳐 순수하게 보존되어 왔다.
are therefore authentical;
그러므로 그것들은 권위 있는 것이다.
(2) 원어 본문이 최종 판결의 근거
so as in all controversies of religion the Church is finally to appeal unto them.
그러므로 모든 종교적 논쟁에 있어서 교회는 최종적으로 그것들에 호소해야 한다.
(3) 그러나 모든 사람이 원어를 아는 것은 아니다
But because these original tongues are not known to all the people of God, who have right unto and interest in the Scriptures, and are commanded, in the fear of God, to read and search them,
그러나 이 원어들은 하나님의 모든 백성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그들은 성경에 대한 권리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성경을 읽고 탐구하도록 명령받은 사람들이다.
(4) 그러므로 번역이 필요하다
therefore they are to be translated into the vulgar language of every nation unto which they come,
그러므로 성경은 그것이 전해지는 모든 나라의 일반 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
(5) 번역의 목적
that the Word of God dwelling plentifully in all, they may worship him in an acceptable manner, and, through patience and comfort of the Scriptures, may have hope.
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사람 안에 풍성히 거하게 하여, 그들이 합당한 방식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성경의 인내와 위로를 통해 소망을 가지게 하려 함이다.
2. 추출되는 교리들
가. 원어 성경의 영감 — 축자영감(Verbal Inspiration)
"immediately inspired by God"(하나님에 의해 직접 영감되고)는 1장 2절의 "given by inspiration of God"보다 한 걸음 더 구체적으로 나아갑니다. 여기서 "immediately"(직접적으로)는 중간 매개 없이 하나님이 원어 본문 자체를 직접 영감하셨다는 뜻입니다.
영감 교리의 핵심 근거는 디모데후서 3:16입니다 —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πᾶσα γραφὴ θεόπνευστος, pasa graphe theopneustos). 여기서 "θεόπνευστος"(데오프뉴스토스)는 문자적으로 "하나님이 숨을 불어넣으신"(God-breathed)이라는 뜻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단어의 방향입니다 — 하나님으로부터 밖을 향해 숨을 내쉬신 것, 즉 성경은 하나님의 호흡(숨결)이 불어넣어진 결과물입니다.
1장 2절이 66권 전체에 예외 없이 영감이 적용된다는 전권영감(plenary inspiration)을 선언했다면, 8절의 "immediately inspired"는 그 영감이 원어의 단어 하나하나 수준까지 미친다는 축자영감(verbal inspiration)을 명시합니다. 영감된 것은 "저자의 전반적인 생각이나 의도"만이 아니라, 실제로 "기록된 단어들" 자체라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성령께서 저자들을 받아쓰기 기계처럼 사용하신 것은 아닙니다. 베드로후서 1:21은 "사람이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아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이라고 합니다. 성령께서는 각 저자의 생각, 사고방식, 감정, 성격, 어휘, 문체, 삶의 경험 전체를 통제하시되, 그것들을 억압하거나 대체하신 것이 아니라 그것들 안에서, 그것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의도하신 바를 정확하게 기록하도록 이끄셨습니다. 이사야의 장엄한 문체와 아모스의 목자적 문체가 다르고, 바울의 논리적 전개와 요한의 묵상적 어조가 다른 것은 이 때문입니다. 각 저자의 인격이 온전히 살아 있으면서도, 그 결과는 완전히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것이 유기적 영감(organic inspiration)입니다 — 성령께서 저자의 생각과 사고와 감정을 안으로부터 통제하심으로써, 각 저자가 자기 자신으로서 쓰면서도 동시에 하나님이 의도하신 것을 기록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나. 섭리적 보존(Providential Preservation)
"by his singular care and providence kept pure in all ages"(그분의 특별한 돌보심과 섭리로 모든 시대에 걸쳐 순수하게 보존되어 왔다)는 신앙고백서 1장 전체에서 가장 실천적이고 중요한 진술 중 하나입니다. 이 교리의 성경적 근거는 두 본문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시편 12:6-7 — "여호와의 말씀은 순결함이여 흙 도가니에 일곱 번 단련한 은 같도다. 여호와여 그들을 지키시며 이 세대로부터 영원까지 보존하시리이다" — 는 하나님의 말씀이 순결하게 보존된다는 것을 직접 선언합니다. 마태복음 5:18 —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 는 말씀의 일점 일획까지 보존된다는 주님의 직접적인 선언입니다.
보존 교리가 왜 필요한가
영감 교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원래 완전하게 영감된 본문을 주셨다 해도, 그 본문이 수천 년의 필사와 전달 과정에서 손상되거나 변질되었다면, 우리 손에 있는 성경이 과연 그 원래의 영감된 말씀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보존 교리는 영감 교리의 논리적 완성입니다. 하나님이 영감으로 주신 말씀을, 같은 하나님이 섭리로 보존하셨다는 것입니다. 영감과 보존은 분리될 수 없는 한 쌍입니다.
"singular care"(특별한 돌보심)의 의미
"singular"는 "유별난, 특별한"이라는 뜻입니다. 성경 본문의 보존은 단순히 역사적 우연이나 인간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하고 유별난 섭리적 개입의 결과라는 선언입니다. 이는 일반 섭리(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통상적 다스림)와 구별되는, 성경 본문에 대한 특별 섭리의 차원을 인정하는 진술입니다. 하나님은 성경이 전달되는 과정에 유별난 관심과 돌봄을 기울이셨습니다.
"kept pure in all ages"(모든 시대에 걸쳐 순수하게) — 완전한 보존
"pure"(순수하게)와 "all ages"(모든 시대에 걸쳐)는 타협 없는 표현입니다. 신앙고백서는 성경 본문이 모든 시대에 걸쳐 순수하게, 즉 완전하게 보존되어 왔다고 선언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신비롭고 놀라운 섭리의 결과입니다. 수천 년의 필사와 전달 과정이 인간의 손을 통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전 과정을 친히 다스리셔서 당신의 말씀이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완전하게 전달되도록 보존하셨습니다. 이는 이성으로 완전히 설명될 수 없는 하나님의 신비로운 섭리의 영역입니다.
현대 본문비평학과의 긴장
이 교리는 오늘날 본문비평학(textual criticism)과 긴장 관계를 이루기도 합니다. 현대 비평학의 주류는 더 오래되고 소수인 사본들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알렉산드리아 사본 계통), 신앙고백서의 보존 교리를 충실히 따르는 입장에서는 교회가 역사적으로 실제로 사용해 온 사본 전통, 즉 다수의 사본들이 일치하는 본문(공인 본문, Textus Receptus 또는 다수 사본 전통)을 신뢰합니다. 하나님이 "모든 시대에 걸쳐" 교회를 위해 말씀을 보존하셨다면, 교회가 실제로 사용해 온 본문이야말로 그 섭리적 보존의 결과라고 보는 것입니다.
실천적 함의 — 우리가 가진 성경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
이 교리가 성도에게 주는 실천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지금 손에 들고 읽는 성경은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오는 동안 하나님의 특별한 돌보심 아래 완전하게 보존된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성경을 읽을 때 "과연 이것이 원래 하나님이 주신 말씀과 같은 것인가"라는 불안 없이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신학적 근거가 됩니다. 보존 교리는 성경의 권위(4절), 충족성(6절), 명료성(7절)이 현재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 그 권위 있고 충분하고 명료한 말씀이 오늘 우리 손에 실제로 있다는 것을 담보해 주기 때문입니다.
다. 원어 본문이 최종 권위다
"in all controversies of religion the Church is finally to appeal unto them"(모든 종교적 논쟁에 있어서 교회는 최종적으로 그것들에 호소해야 한다)는 실천적으로 매우 중요한 원칙입니다. 어떤 신학 논쟁이 생겼을 때, 최종 판결의 근거는 번역본이 아니라 히브리어·헬라어 원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특정 번역본(예: 가톨릭의 라틴어 불가타)을 절대적 권위로 삼는 입장에 대한 반박이기도 합니다. 번역본은 아무리 훌륭해도 원문의 권위 아래 있습니다.
라. 번역의 신학적 근거 — 모든 사람의 권리
"all the people of God... have right unto and interest in the Scriptures"(하나님의 모든 백성이 성경에 대한 권리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성경을 읽고 탐구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특권이 아니라, 모든 하나님의 백성이 가진 권리라는 선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이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신학적 필요이며 의무가 됩니다. 7절에서 "성경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선언했다면, 8절은 그 선언이 실제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줍니다 — 바로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는 것을 통해서입니다.
마. 번역의 목적: 예배와 소망
마지막 문장은 번역의 궁극적 목적을 두 가지로 제시합니다. 첫째는 "합당한 방식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고, 둘째는 "성경의 인내와 위로를 통해 소망을 가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 표현은 로마서 15:4("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를 직접 반영합니다. 성경 번역은 선교 전략이나 문화적 배려의 차원이 아니라, 모든 나라 백성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소망 안에 살 수 있도록 하려는 신학적 목적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