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 것 없는 충분함, 그러나 깨달음은 성령으로
1. 본문 읽기
(1)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모든 뜻
The whole counsel of God, concerning all things necessary for his own glory, man's salvation, faith, and life, is either expressly set down in Scripture, or by good and necessary consequence may be deduced from Scripture:
하나님 자신의 영광과, 인간의 구원과, 신앙과, 삶에 필요한 모든 것에 관한 하나님의 온전한 뜻은, 성경에 명시적으로 기록되어 있거나, 혹은 타당하고 필연적인 추론에 의해 성경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다.
(2) 더할 수 없음 — 새 계시도, 사람의 전통도
unto which nothing at any time is to be added, whether by new revelations of the Spirit, or traditions of men.
그것에 어느 때에도 아무것도 더해져서는 안 된다, 성령의 새로운 계시에 의해서든, 사람의 전통에 의해서든.
(3) 그러나 성령의 내적 조명은 필요하다
Nevertheless, we acknowledge the inward illumination of the Spirit of God to be necessary for the saving understanding of such things as are revealed in the Word;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말씀 안에 계시된 것들을 구원에 이르도록 깨닫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성령의 내적 조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4) 일부 예배와 교회 정치의 형식적 요소들
and that there are some circumstances concerning the worship of God, and government of the Church, common to human actions and societies, which are to be ordered by the light of nature and Christian prudence, according to the general rules of the Word, which are always to be observed.
그리고 하나님의 예배와 교회의 정치에 관한 어떤 정황들은, 인간의 행위들과 사회에 공통된 것으로서, 자연의 빛과 그리스도인의 지혜에 의해 정해져야 하되, 항상 준수되어야 할 말씀의 일반 원칙에 따라야 한다.
2. 추출되는 교리들
가. 성경의 충족성(Sufficiency of Scripture)
이 절은 흔히 "성경의 충족성"으로 불리는 신앙고백서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 자신의 영광, 인간의 구원, 신앙,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이라는 표현은 1장 2절에서 이미 예고되었던 "rule of faith and life"(신앙과 삶의 규범)가 여기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지점입니다. 핵심은 성경이 모든 주제에 대해 백과사전식으로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구원과 신앙과 삶에 "필요한" 것에 한해서는 모자람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필요 이상의 호기심(예를 들어 우주의 기원에 대한 과학적 세부사항)까지 다 답하는 책이라는 뜻이 아니라, 구원받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살아가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뜻입니다.
나. 명시적 진술과 정당한 추론, 두 가지 통로
"expressly set down... or by good and necessary consequence may be deduced"(명시적으로 기록되어 있거나, 혹은 타당하고 필연적인 추론에 의해 도출될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구분입니다. 어떤 진리는 성경에 직접 문장으로 쓰여 있지만(예: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어떤 진리는 성경 여러 본문을 종합한 논리적 추론을 통해서만 드러납니다(예: 삼위일체 교리는 "삼위일체"라는 단어가 성경에 없어도 여러 본문의 필연적 함의로 도출됩니다). 신앙고백서는 이 두 번째 통로(정당한 추론)도 첫 번째 통로(직접 진술)와 동등하게 성경의 권위를 가진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good and necessary"(타당하고 필연적인)라는 단서는 자의적이거나 억지스러운 추론은 배제한다는 안전장치입니다.
다. 계시의 종결이 다시 한번 확인됨
"nothing at any time is to be added, whether by new revelations of the Spirit, or traditions of men"(새로운 계시에 의해서든, 사람의 전통에 의해서든 아무것도 더해져서는 안 된다)는 1장 1절의 "계시의 종결"(those former ways... being now ceased) 교리를 정확히 다시 확인하면서, 동시에 두 방향에서 동시에 방어선을 칩니다. 한쪽은 "새로운 계시"를 주장하는 신비주의·은사주의적 흐름(직통 계시, 새로운 예언)이고, 다른 한쪽은 "사람의 전통"을 성경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두는 로마 가톨릭의 입장(교회의 전통이 성경과 함께 권위의 또 다른 원천이라는 견해)입니다. 신앙고백서는 이 둘을 같은 문장 안에서 나란히 배척함으로써,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원칙을 가장 직접적으로 명문화합니다.
라. 충족성과 조명(illumination)은 다른 문제다
"Nevertheless"(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시작하는 이 부분은 자칫 생길 수 있는 오해를 미리 막습니다. "성경이 충분하다"는 말이 "누구나 성경을 읽기만 하면 저절로 다 이해하고 구원에 이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경 본문 자체는 완전하고 충분하지만, 그것을 구원에 이르도록 깨닫는 데는 성령의 내적 조명(inward illumination)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이는 "성경의 충족성"(내용이 부족함 없다)과 "독자의 깨달음"(그것을 이해하는 능력)이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경은 객관적으로 완전하지만, 그것을 구원의 진리로 받아들이는 주관적 깨달음은 여전히 성령의 은혜로운 사역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5절에서 다룬 "성령의 내적 사역"(testimony) 교리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마. 모든 것이 성경에 명시되지는 않는다 — 예배와 교회 정치의 운영상 정황들
마지막 부분은 성경 충족성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합니다. 예배 시간을 몇 시로 정할지, 교회 건물의 좌석 배치를 어떻게 할지 같은 "정황들"(circumstances)은 성경이 일일이 규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은 "인간의 행위들과 사회에 공통된" 실제적 문제이므로, 자연의 빛(상식적 판단)과 그리스도인의 지혜로 정해도 됩니다. 다만 이것이 완전한 자유는 아닙니다 — "항상 준수되어야 할 말씀의 일반 원칙에 따라"(according to the general rules of the Word)라는 단서가 붙어, 아무렇게나 정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성경의 큰 원칙(질서, 덕을 세움, 하나님께 영광 등) 안에서 운용되어야 함을 분명히 합니다. 이는 이후 장로교 정치 원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예배의 규정적 원리"(regulative principle) 논의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