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30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이 보증하신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장 4절

1. 직독직해

(1) 성경 권위의 근거가 아닌 것

The authority of the Holy Scripture, for which it ought to be believed and obeyed, dependeth not upon the testimony of any man or Church,

성경의 권위는, 그것 때문에 성경이 믿어지고 순종되어야 하는 그 권위는, 어떤 사람이나 교회의 증언에 의존하지 않는다.

(2) 성경 권위의 참된 근거

but wholly upon God, (who is truth itself,) the author thereof;

오직 전적으로 하나님께, 곧 (진리 그 자체이신) 성경의 저자이신 그분께 달려 있다.

(3) 수납의 근거

and therefore it is to be received, because it is the Word of God.

그러므로 성경은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져야 한다.

2. 추출되는 교리들

가. 교회가 성경을 만든 것이 아니라, 성경을 알아본 것이다

"dependeth not upon the testimony of any man or Church"(어떤 사람이나 교회의 증언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이 절의 핵심 부정 명제입니다.

쉽게 풀면 이런 질문입니다 — "성경은 왜 권위가 있는가? 교회가 그것을 정경으로 인정해 주었기 때문인가?" 로마 가톨릭은 그렇다고 답합니다. 교회(특히 교황과 공의회)가 어떤 책이 정경인지를 결정하고 승인했기 때문에, 그 책들이 권위를 갖게 되었다는 입장입니다. 이 입장대로라면 권위의 순서는 "교회 → 성경"이 됩니다. 교회가 먼저고, 성경의 권위는 교회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신앙고백서는 이 순서를 정확히 뒤집습니다. 비유하자면, 어떤 보석상이 진짜 다이아몬드와 가짜 모조품을 감정해서 "이것이 진짜다"라고 인증서를 써 준다고 해서, 그 보석상이 다이아몬드를 다이아몬드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다이아몬드는 이미 그 자체로 진짜였고, 보석상은 그것을 알아보고 확인해 주었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초대교회가 어떤 책들을 모아 "이것이 성경이다"라고 공인했을 때, 교회가 그 책들에게 권위를 부여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를 교회가 알아보고 인정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정경의 산파이지 정경의 입법자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산파는 아기를 받아내고 그 출생을 확인해 줄 뿐, 그 아기를 만들어낸 사람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나. 하나님이 직접 쓰셨기에, 그 책은 거짓될 수 없다

괄호 안의 짧은 삽입구 "(who is truth itself,)"(진리 그 자체이신)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이 절 전체의 논증을 떠받치는 핵심 고리입니다.

쉽게 풀면 이런 논리입니다. 어떤 사람이 책을 한 권 썼다면, 그 책이 얼마나 정확하고 믿을 만한지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 쓴 책이라면 그 내용을 의심해야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쓴 책이라면 그 내용은 신뢰할 수 있습니다. 성경의 저자는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은 그 본성 자체가 "진리"이신 분입니다(거짓말을 하실 수 없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쓰신 책인 성경은 필연적으로 참되고 오류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에 오류가 없다고 믿는 무오성(無誤性, infallibility) 교리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보여줍니다. 성경이 오류가 없는 이유는 성경 그 자체가 특별히 잘 쓰인 책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저자이신 하나님이 거짓이 없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글의 신뢰성은 결국 글쓴이의 인격에서 나온다는, 우리가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원리가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다.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사실 자체가 가장 높은 근거다

마지막 결론 "because it is the Word of God"(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는 신앙고백서가 권위의 마지막 근거를 어디에 두는지를 보여줍니다.

만약 누군가 "성경이 왜 권위가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교회가 그렇게 인정했으니까요"라고 답한다면, 결국 교회의 판단이 성경보다 더 높은 자리에 서게 됩니다. 교회가 "맞다, 틀리다"를 가르는 최종 심판자가 되는 셈입니다. 신앙고백서는 이것을 거부합니다. 성경의 권위를 증명하기 위해 교회나 인간의 이성 같은, 성경보다 더 높은 다른 무언가를 끌어올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사실 자체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가장 높은 근거이며, 그 위에 다른 심판자를 세우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